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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툰 천적 - 우리 사회의 천적 구조를 파헤치다 무료웹툰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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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557회 작성일 24-05-09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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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사람들의 일상 대결이 펼쳐진다
무규칙 일상 배틀 생중계!
 
네이버 웹툰에 참신한 포맷의 웹툰이 또 하나 나타났다.  최근에 포맷이 큰 유행이다.  TV예능 프로그램들도 그 포맷을 수출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웹툰에도 참신하고 기발한 포맷들이 제법 존재한다.  왕들의 이야기를 카톡하듯이 풀어놓은 <조선왕조실톡>이라든지, 3컷 안에 재치있게 전달할 내용을 입력하는 <하루3컷>이라든지, 법이 심판하지 못하는 범인을 국민들의 스마트폰 투표를 통해 사형을 집행하는 옴니버스식의 <국민사형투표>가​ 대표적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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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적>은 여기에 일반 사람들의 일상에서 벌어지는 소소한 대결을 고양이와 쥐가 나와서 스포츠 경기 중계하듯이 설명한다.   첫 화는 아파트 경비 아저씨와 아파트 놀이터에서 모여 있는 고등학생들의 대결이다.  고등학생들은 무리를 지어 담배를 피고 위협이 될 수 있는 여러가지 말과 행동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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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직업군인 출신이자 많은 경험을 통해 정신력이 튼튼한 경비 아저씨는 아이들의 도발에 말려들지 않는다.  노련하게 아이들을 요리해서 결국 아파트 놀이터에서 시끄럽게 굴고 있는 고등학생들을 몰아낸다.   이 과정들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말, 감정의 흐름, 행동들을 스포츠 중계에 빗대서 쥐와 고양이가 주거니 받거니 멘트를 날린다.   어떻게 보면 중계를 보는 듯 하고, 어떻게 보면 깐죽거리는 두 녀석들을 보고 있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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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째 에피소드에서는 지난 번 배틀의 승자였던 '경비아저씨'와  아파트 주민인 '30대 아저씨'의 대결이다.  아파트에 새로 이사온 30대 아저씨는 쓰레기 분리수거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경비 아저씨에게 잔소리를 듣는다.  다음 날 아이와 같이 나온 이 30대 아저씨에게 '경비아저씨'는 또 다시 쓰레기 분리 수거에 대한 꼼꼼한 지적질(?)을 하게 되고 드디어 그 30대 아저씨가 폭발하면서 배틀이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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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앞에서 모욕을 당했다고 생각하는 30대 아저씨는 가차 없는 공격에 들어간다.  경비의 역할이 그렇게 지적질 하는 것인지로 시작해서,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국경일이니 태극기를 게양하자라는 방송을 아침에 3번이나 해서 주민들을 불편하게 한 점까지 가차없고 논리 정연하게 따져든다.  엄밀히 말하면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참견과 행동을 한 경비 아저씨는 완패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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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경기는 이 '30대 아저씨'와 또 다른 사람의 배틀이 될 것이다. 
 
최근에 <모멸감>이라는 책을 읽었다.  한국 사회에서 왜 모멸감을 주고 받는 것이 흔한 일이 되었는지? 왜 사람은 모멸감을 견디기 힘들어 하는지? 그리고 모멸의 구조가 한 사회 전체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이런 모멸의 악순환 고리를 형성하고 있는 대표적인 곳이 '대한민국'이라는 사회임을 깨달을 수 있었다.
<천적>을 읽으면서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았다.  우리 사회의 모멸의 구조를 가장 일상적인 부분에서 잘 보여주고 있는 웹툰이어서 불편했다.  너무나 솔직하고 너무나 노골적인 우리들의 모습에서 쓴 웃음이 났다.  서로 모멸을 주고 받는 이런 '배틀' 속에서 우리는 이기기도 하고 지기도 한다.  근데 대결에서 이긴 것이 진짜 이긴 것 일까?  
모멸을 받고 자란 사람은 모멸을 더 잘 주는 사람이 된다.  폭력의 대물림, 모멸의 대물림이라는 말이 연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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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진행자인 고양이와 쥐는 유명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톰과 제리>의 오마주인건지, 무의미한 패러디인 패스티쉬(pastiche)의 전형인지 모호하다. 관계 정의가 좀 더 확실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재밌는 포맷, 경쾌한 말투 속에 너무나 씁쓸한 우리사회 속 우리들의 일상을 폭로하는 웹툰작가들의 역량이 놀랍다.
 
<천적>은 볼 필요가 있고 다음 대결이 기다려지지만 즐겁지만은 않다.  딜레마다. 조금 더 유머코드가 더 들어갔으면 한다.
그래도 추천드린다. Fin.
 
 
[참고자료]
 
1. 패스티쉬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943454&cid=43667&categoryId=43667
 
다른 작품으로부터 내용 또는 표현양식을 빌려와 작품을 만드는 것으로 기존 작품의 모방이라는 측면에서는 패러디와 비슷하나, 패러디가 풍자적ㆍ희극적 측면이 다분한 반면 패스티시는 단순 모방짜깁기라는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경멸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용어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패스티시 [pastiche] (시사상식사전, 박문각)
 
2.패스티쉬가 패러디를 장악하다. 
http://blog.naver.com/jy4494/50171648109
 
3. 모멸감 (굴욕과 존엄의 감정사회학) / 김찬호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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