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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685회 작성일 24-05-09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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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면 영혼을 뺐기는 게임. 하지만 질 이유가 없다...

 

 이야기는 요한 볼프강 괴테의 명작, 파우스트처럼 악마에게 영혼을 내건 게임으로 시작한다. 뻔하고 지루한 설정일까? 하지만 가정사에 끼어드는 주제넘은 악마와 호기심이 발동한 소년의 대화를 읽어 내리다 보면, 어느새 다음 회를 클릭하는 내 손가락을 발견하게 된다. 여러 히트작을 낸 마사토끼의 위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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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승부는 어이없게도 가위, 바위, 보다. 그러니까 묵.지.빠. 악마는 가위만 낼 수 있다는 핸디캡을 가지고 게임에 임하지만 스크롤을 내리다 보면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하지만 일관된 치사함으로 소년 쪽에서 기어코 보를 내게 만든다. 그러면서도 소년의 방어에는 적반하장 격으로 악마보다 인간이 더 치사하다는 뻔뻔한 말을 늘어놓는다. 그리고는 결국 소년의 철통방어가 무색하게 황당한 방식의 가위, 바위, 보를 다시 시작한다. 이기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그런데 왜, 도대체, 무엇 때문에 그토록 소년의 영혼에 집착하는 것일까. 그냥 소중했던 무언가가 의미 없어지는 순간을 하필, 지금, 이 때 보고 싶어졌을 뿐이라는 말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감정적으로 어떤 부분이 결핍되어 있어 살인을 통해 쾌락을 얻는 사이코패스와 같이, 악마도 영혼이 결핍되어 있어 삶의 목적을 상실하는 인간을 보며 재미를 느끼는 것일까. 그렇게 생각하니 귀엽기 그지없는 중2병 코스프레를 한 악마가 소름끼치도록 잔인하게 느껴진다.

 

 거기서 끝이 아니다. 승부의 허점을 깨닫게 되는 순간 이야기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다. 그리고 소년은 자기도 인지하지 못한 채 악마를 닮아가듯, 아니 내면에 존재하던 악마가 깨어나듯 그녀의 능력을 이용할 계획을 세운다. 그 사실을 까맣게 모르는 악마는 줄기차게 다시 가위, 바위, 보를 하자고 보채며 따라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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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 화를 기다려야 할 때가 되자, 이쯤에서 제목이 다시 눈에 들어온다. 왜 제목은 잠자는 공주와 꿈꾸는 악마일까. 소년이 주인공인데 왜? 병원 침대에 가만히 누워 있는 동생의 얼굴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꿈’꾸는 악마가 ‘잠’자는 공주라면? 악마를 인지한 소년은 당연히 악마를 알아볼 수 있겠지만 육체는 잠들고, 영혼은 어딘가를 떠돌며 꿈꾸고 있는 것이라 알아볼 수 없는 거라면? 오빠와 여동생에게는 사고 당시, 혹은 그 이전에 어떤 일들이 있었던 것일까. 수많은 호기심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지만 섣부른 예측은 금물이다. 작가의 상상력은 가위, 바위, 보를 하는 몇 화에 걸쳐 이미 예측 불가함을 보여주고 시작하기 때문이다.

 

 만약 나에게 악마가 다가와 소원을 들어줄 테니 내기를 하자고 하면, 그 소원을 ‘무한대로 소원 들어주기’라고 할 텐데. 그리고 그 중에 하나로는 ‘악마들이 천사처럼 착해지게 해 주세요.’라고 하고....... 후회하겠지. 왜냐면 천사들이 선의로 들어찬 존재라는 건 누구도 증명한 적 없으니까 말이다. 사실 어떤 존재에 대한 정의는 무의미할 뿐이다. 천사든 악마든, 심지어 인간까지도. 이 이야기에 나오는 순진한 악마는 어떨까. 그 악마를 이용하려는 소년은? 눈을 감은 채 누워 있는 무표정한 얼굴의 소녀는? ... 나는? 아마도 살아온 삶이 그 정의가 되어 줄 것이다. 그전에 이 웹툰을 통해 인간성을 포기하지 않는 인간이 어떤 식으로든 구원받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줬으면 좋겠다. 파우스트가 그 소설 속에서 그랬듯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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