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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54회 작성일 24-05-27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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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즌아 작가의 '와해된 시선'을 기억하는 독자들이 계실까요? 리뷰어로서도 독자로서도 필자는 분명히 기억합니다. 레진 초창기인 2015년에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었던 작품입니다. 일상 속에서, 가장 안온하고 편안해야 할 공간인 가정에서, 그 가정의 구성원 중 한 명인 친동생(남동생)에게 실존적인 위협을 받는 여자 주인공을 다룬 호러,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의 웹툰이었죠. 상당히 오래 전이긴 하지만 필자도 꽤나 흥미롭게 읽은 다음 추천하는 리뷰를 적은 기억이 납니다. 웹툰가이드에서 초기에 화제가 되기도 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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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그 와해된 시선이 돌아왔습니다. 레진이 종종 기성 완결작을 재탕하는 경우가 있어서 처음에는 그냥 지나치려 했는데, 얼굴에 점 하나 찍은 것처럼 기존의 제목에 'R'자를 붙이고 있어서 곧바로 확인해 봤죠. 처음에 기대했던 대로 2부는 아니었는데, 사실 2부가 나올 만한 여지가 거의 없기도 했지만, 여기서의 R은 아마도 Reboot나 Remake의 R을 의미하는 것 같습니다.

구 와해된 시선을 기억하는 독자라면 가장 먼저 다가올 변화는 역시 그림체, 작화입니다. 사실 구 와해된 시선의 작화는 그 자체로만 놓고보면 훌륭한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려웠지요. 물론 이야기 전달에는 전혀 무리가 없었고, 묘하게 이질적인 그림체가 그로테스크한 이야기의 분위기에 잘 어울리기도 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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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에 이번에 새로 돌아온 '와해된 시선R'의 작화는 몇 단계나 더 업그레이드 됐습니다. 그것도 구작처럼 특유의 서늘한 분위기는 잘 살아 있으면서, 동시에 인물 작화부터 배경 등 모든 면에서 훨씬 나아진 수준입니다. 그 비결이 무엇인가 하니, 루즌아 작가가 그림 실력을 깎은 것은 아니었고, 별도의 그림 작가와 함께 작업한 덕분입니다. 스토리와 작화의 분업이 진가를 발휘하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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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해서 그림만 달라진 것은 아닙니다. 사실 이건 필자가 6년 전의 기억에 의존하는 부분이라 다소 부정확할 수는 있지만, 큰 흐름은 동일하되 디테일한 부분이 달라졌습니다. 특히 이 작품의 핵심 빌런인 남동생이 원래는 제대로 말도 안 통하는 싸이코였다가 말이 잘 통하는... 정상인인 척 하는 싸이코가 됐다고 할까요. 여주인공도 보다 활달해진 것 같고, 하여튼 작품 전체적으로 생기가 조금 더 도는 것 같다는 느낌적인 느낌입니다. 구작을 재밌게 본 독자로서도 작화의 시너지와 더불어 퍽 마음에 드는 변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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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구작을 보지 않은 독자 분들에게 소개하는 것을 소홀했군요. 구작 리뷰는 여기 웹툰가이드에서 검색하면 다수 확인 가능합니다. 앞서 잠깐 언급한 것처럼 일상 속의 공포와 가정 내의 부조리라는 테마를 무척이나 생생하게, 소름끼치도록 잘 그려낸 수작입니다. 작화의 진입장벽도 사라지고 오히려 플러스 요소로 변했으니, 이런 장르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꼭 일독을 권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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