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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97회 작성일 24-05-27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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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도 배를 타고 몇 시간을 들어가야 나오는 작은 섬마을 출신인 주인공 태웅은 어렸을 적 공부에 재능을 보여,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청소년기를 보내고 대학에 입학하게 됩니다. 스무 살 대학생으로서 처음 맞이하는 여름방학, 옛 친구의 연락으로 10년 만에 고향 섬으로 돌아가며 이야기가 시작되는데요. 강산이 한 번 변하는 시간동안 태웅이 성장한 것처럼 그의 불알친구들도 하나같이 몰라보게 변해 있었습니다. 어릴 적에는 성별과 상관없이 놀았던 남자아이들도, 여자아이들도 모두 말이죠. 성인이 되어 돌아온 고향에는 성숙한 옛 친구들이 그를 반겨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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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스토리 설명만 놓고보면 흔하디 흔한 고향 귀환류 19금 남성향 웹툰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일단 배경부터가 꽤 비범한 편인데, '여름방학' 속의 대한민국은 현실의 한국과는 조금 다릅니다. 구체적으로 뭐가 다른가 하면 콕 집어 설명하기는 다소 애매한 정도의 차이지만, 가장 큰 특징은 2000년대 이전이라는 시간대에도 불구하고 실재보다 성적으로 훨씬 개방적이라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부산에도 정말로 알몸으로 돌아다니는 누드비치가 있는가 하면, 20살의 남녀가 홀딱 벗고 해변에서 놀아도 약간 낯부끄러운 일 정도로 취급받는 세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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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성적으로 문란한, 정조관념이 안드로메다로 가버려서 낯선 사람들과 만나자마자 쿵떡을 치는 그런 그림을 상상하셔도 곤란합니다. 특이한 배경 설정은 목적이라기보다는 수단에 가깝습니다. 왜냐하면 주인공 태웅이 돌아간 고향은 정말로 심심한 섬 마을이거든요. 관광객이 들어오며 분위기가 조금 변했다지만 딱 그 정도입니다. 이런 류의 뻔하디 뻔한 19금 남성향 웹툰에서 자주 볼 수 있는 것처럼 여자들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외부의 남자에게 굶주려 있지도 않고, 무슨 대단한 음모를 품고 있지도 않습니다. 그냥 고향을 떠나지 않은 친구들은 적당히 자리를 잡고 있고, 오랜만에 찾아온 옛 친구를 반갑게 맞아줄 따름입니다.


19금 남성향 웹툰 플랫폼에서 연재되는 작품이 아니었다면 주인공 태웅이 고향에서 그리운 친구들을 만나고 기왕이면 연애까지 하는 소소한 일상물로 담아냈어도 좋았을 겁니다. 사실 작품의 실제 분위기가 그렇습니다. 개방적인 사회상이라 남자고 여자고 할 것 없이 별 것도 아닌 핑계를 대며 수시로 옷을 벗어제끼는 것을 제외한다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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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미묘한 언밸런스함,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 묘한 방식으로 난무하는 살색이 무척이나 특이한 인상을 풍기는 작품입니다. 주인공 태웅을 포함해 그의 고향 친구들이나 지인들도 하나같이 담백하고 순박한 성격에, 그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사건들도 - 아직까지는 - 사건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로 소소합니다. 말하자면 힐링을 위한 일상물에 다소 색다른 설정을 더해 19금 웹툰으로 포장했다는 느낌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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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을 다소 탈 것 같은 작품이지만, 리뷰어로서는 한 번쯤 일독을 권하고 싶다는 생각입니다. 이 시장에서는 부정할 수 없는 신선함을 무기로 갖고 있고, 여러 전작이 있는 중견 작가인 만큼 작화도 매우 뛰어난데다, 캐릭터부터 부드럽게 풀어나가는 스토리까지 어디 한 군데 흠잡을 곳도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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