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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아툰 살아 있는 동안이라도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철수 이야기 1 ․ 2> 무료웹툰 미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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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98회 작성일 24-05-27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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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수탕, 『철수 이야기』 1.2, 돌베개


철수야. 나는 어른 되어서도 여기서 살 건데, 너는?”

몸이 약한 엄마가 둘째를 가지면서 여섯 살 해수는 시골에 있는 할머니 할아버지 댁에서 지내게 된다. 쓸쓸해할 해수를 위해 부모님이 데려다 놓은 어린 래브라도레트리버 한 마리. 해수는 마당에 묶여 낑낑거리는 그 강아지가 자신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며 철수라는 이름을 붙여 준다. 단짝이 된 해수와 철수는 숲과 하천, 들판을 함께 누비며 다시없을 아름다운 계절들을 보낸다. 붙들어 둘 수 없는 시간은 흐르고, 해수가 동생 앞에서 제법 형님티를 낼 만큼 크는 동안 철수는 그보다 조금 더 빠르게 늙어 간다.

철수 이야기1990년대 춘천의 작은 동네를 배경으로 개와 소년이 함께한 가장 눈부신 시절을 담아낸 만화다. 춘천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작가의 경험이 고스란히 담겨 있으며, 섬세한 흑백 펜화로 구현한 시골 산천의 사계절은 컬러 화보의 그것과는 다른 생동감과 다채로움을 느끼게 한다.

어른이 된 해수의 차분한 내레이션을 따라 나고 자라고 늙고 만나고 헤어지는 모든 일이 순리를 거스르지 않고 흘러간다. 그것이 못내 아련하고 먹먹한가 싶으면 어린아이와 개, 청설모, 토끼, 병아리, 누렁소까지 애정 어린 손끝에서 탄생한 사랑스러운 존재들이 마음을 간질인다. 그림 한 칸, 글 한 문장을 두고두고 천천히 음미하게 한다. 고된 하루를 마치고 잠들기 전에 펼쳐보면 고운 꿈을 꾸게 해 줄 것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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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수이야기1 109p.

느릿느릿 파고드는 담백한 유기농 만화

날마다 온갖 화려하고 자극적인 것들이 사람들의 감각기관을 사로잡으려 분초 단위로 쏟아져 나온다. 자극의 역치는 점점 더 높아지고, 순간의 감흥이 지나면 결국 어떤 것도 여운을 남기지 못한 채 잊힌다. 사람을 몰아붙이지 않는 철수 이야기의 담담한 글과 그림은 색색의 인공 감미료에 절어 피로해진 눈과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자연이 이끄는 대로 숲과 하천, 들판을 놀이터 삼아 뛰노는 어린 개와 소년의 이야기는 충격이나 전율을 안겨 주는 대신 아궁이에 군불 때듯 보는 사람의 마음을 천천히 데워 준다. 겨울 감기약인 도라지 꿀차와 장십랑 구이, 어린이들의 로망인 눈집 아지트, 우유처럼 고소한 개암과 새콤한 산딸기 같은 가을 숲의 간식들…… 색 없이도 생생하게 그려 낸 시골 생활의 면면은 경험하지 않은 추억까지 떠올리게 한다.

 

누구나 가슴에 품고 있는 그리운 이름들의 이야기

네 이름 철수 할까? 내가 해수니까 너는 철수.” 소년 해수가 마당에 묶인 가여운 강아지에게 동질감을 느끼고 철수라는 이름을 붙여 주는 데서 철수 이야기는 시작된다. 굳이 김춘수의 시를 빌리지 않더라도, 해수가 강아지를 철수라고 부르는 순간부터 두 친구가 무슨 일이 있어도 서로에게 잊을 수 없는 존재가 되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행복하고 따뜻한 장면에서조차 마음 한쪽이 시큰거리는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시골에서 개와 함께 보낸 유년의 추억이 있든 없든 철수 이야기는 저마다의 그리운 존재를 불러낸다. 사람이나 동물, 물건일 수도 있고 시간이나 장소일 수도 있을, 생활에 치여 잊은 듯 보이지만 결코 잊지 못한 이름들. 책장을 넘기다 보면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철수들이 자연스레 떠오르며 그리움이란 얼마나 힘센 감정인지 새삼 깨닫게 된다.

 

살아가는 모든 것들의 안녕을 바라는 마음

철수 이야기에는 사람의 사정이든 동물의 사정이든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함부로 재단하지 않고 모든 것을 조심스레 관조하는 작가의 태도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어느 일화에서든 모든 생명을 공평히 아끼며 어리고 약한 것을 보듬고 잘못한 일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뉘우칠 줄 아는 귀한 마음들이 빛난다. 청설모가 애써서 딴 알밤을 다른 동물들에게 빼앗기자 해수는 가시에 찔려 가면서도 밤송이를 따서 나누어 준다. 도로변의 소음과 진동 때문에 날선 독구에게 물릴 뻔한 것을 철수가 구한 뒤에 해수는 아무에게도 그날의 일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독구는 무지하고 무심한 주인에게 방치된 불쌍한 개니까. 세월이 한참 지난 뒤에도 과수원의 이름 없는 개를 떠올리며 사죄하는 해수의 모습도 가슴에 오래 남는다. 멧돼지 사냥을 다룬 일화 후기에서 작가는 멧돼지의 딱한 처지와 생계를 위협받는 농가의 입장 모두 절박함의 무게가 다르지 않다며 이렇게 글을 맺는다. “그저 이 땅에서 난 모든 생명이 살아 있는 동안이라도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작가가 철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에게 궁극적으로 건네고픈 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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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수이야기1 187p.


■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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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돌베개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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