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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320회 작성일 24-05-27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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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작가 병호는 운좋게 연재에 성공한 데뷔작을 끝내고 오랜 슬럼프에 잠겨 있습니다. 1년 넘게 차기작 연재를 시작하기는 커녕, 제대로 된 시놉시스 하나 통과하지 못하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주변 친구들이 사회적으로 자리를 잡고 있는 것과는 달리, 좁은 방에서 차기작 시놉만을 고민하면서 피폐해지고 있는 주인공에게, 연쇄 살인마 '건민'이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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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민은 주인공 병호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친인척 관계라든지, 옛 친구라거나, 그런 건 아니고, 사실 병호의 데뷔작은 건민과 관련한 그의 개인적 경험에 기반을 두고 있었던 겁니다. 병호가 아직 데뷔도 하지 못할 적에 건민의 살인 행각에 휘말렸는데, 건민은 어째서인지 자신의 얼굴과 살인 행위마저 모두 목격한 병호를 그냥 놓아줍니다. 병호가 이 경험을 바탕으로 웹툰을 그려서 연재까지 성공했는데, 건민이 나중에 이를 발견하고는 그의 방을 찾아오게 된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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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민은 이번에도 당장 병호를 해치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그는 오히려 도발적인 제안을 건네는데, 다름이 아니라 건민 자신의 이야기로 새로운 웹툰을 그려보자는 내용입니다. 병호는 처음에는 망설이지만, 새로운 소재와 이야기에 목마른 예술가들의 갈증이란 엄청난 것이라서, 결국 그는 직접 눈으로 목격한 살인자와 손을 잡게 될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웹툰이 진행되지도 않을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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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글을 쓰는 시점에서 누적 연재분량이 아직 5화가 채 되지 않은 따끈따끈한 신작입니다. 적은 분량만큼 진행된 스토리도 길지 않아서 자세하게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그럼에도 기대하고 지켜볼 만한 스릴러 웹툰 신작이 나왔다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먼저 분위기입니다. 무채색의 담백한 작화는 아슬아슬 하게 유지되는 일상과 살인마와의 위험천만한 계약이라는 스토리에 썩 잘 어울리는 편입니다. 눈이 즐겁다거나, 화려하지는 않지만, 딱 깔끔하게 필요한 부분만 묘사한다고 할까요. 의외로 캐릭터 묘사에는 충실한 편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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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로 말할 것 같으면 더 지켜봐야겠지만,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연쇄살인마와 악마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만화가 주인공의 조합이 제법 영리해 보입니다. 굳이 한 가지 아쉬운 점을 꼽자면 데뷔작을 끝으로 무너질 위기에 처한 만화가의 비참한 처지를 조금 더 강조했어도 좋았을 텐데, 아무래도 초반 설정이 너무 하드코어하면 진입장벽이 될 테니까요. 이해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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