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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579회 작성일 24-05-09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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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웹툰 작가를 가장 효율적으로 분노케 할 수 있는 발언은 역시 웹툰을 왜 돈주고 보냐는 물음일 것이다. 유명인이 공중파에서 이 말 한마디만 한다면 수 많은 불의에도 입 닫고 살던 깨어있는 웹툰 작가들이 세상이 망할 징조라며 그 유명인을 호도하고 물어뜯을 것이다. 자신의 작품이 정말 그 가격을 받을 만큼 멋진 작품인가는 제쳐두고서 말이다.

 

  물론 이 돈 받을 자격은 필자가 정하는 게 아니다. 누구도 이 자격에 대해 논할 수는 없다. 하지만 소비자가, 자신이 구매한 상품 가격에 비해 지나치게 좋지않은 걸 받았다면 그에 대해 욕을 한바가지 쯤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물론 이 글에 그런 욕을 썼다간 무슨 논란이 나올지 모르기에 필자는 순화할 생각이다. 매우 고오급 스러운 단어만 집합하여 쓰길, '내용에 비해 지나치게 가격이 비싼것 같아 아쉬움을 느꼈다.' 정도가 되겠다. 느러니 이 글을 읽으면서 위 문장이 나온다면 욕으로 적절히 필터링해서 읽어주시길.

 

  성인물의 가격 적정선은 어느 정도일까? 가격 적정선을 더나서, 돈 받고 팔만한 성인물은 어떤 기준에 맞춰야 하는 것일까? 개인적으로 기준을 꼽아보자면, 인물을 얼마나 잘그렸는가, 상황이 얼마나 흥분되는가, 스토리가 얼마나 짜임새 있는가 이 세가지를 맞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세가지 기준에서 보았을 때, [남녀상열증후군]은 지나치게 가격이 비싼 것 같아 아쉬움을 느꼈다.

 

 

  세상엔 참 다양한 성애 방식이 있다. 그리스 신화의 미노타우르스는 소와 사람 사이에서 나온 반인 반수다. 우리 눈에 이상해보이는 아프리카 원주민의 미의 기준도 그 사람들 입장에선 훌륭한 매력이다. 이처럼 세상은 단순하지 않으며, 그렇기 때문에 어떤 문제든 단정할 수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협하다는 혹평을 각오하고 감히 하나 단정하자면 [남녀상열증후군] 앞에서는 어떤 이상성애자도 이성을 되찾고 침착하게 비평할 수 있을 것이다.

 

  성인 만화는 움직이지 않는다. 따라서 상황 표현이 매우 중요하다. 단순히 정사로 들어가서 알몸을 보이는 것 뿐만 아니라, 어느 곳에서 어떤 자세로 어떤 관계의 두 인물이 정사에 임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이게 없다면 작품의 흥분은 급격하게 줄어든다. 그리고 [남녀상열증후군]은 이런 관계의 구도가 매우 한정적으로 표현된다. 모든 에피소드가 시시껄렁한 상식을 주고받다가 여자의 리드로 이어지는 세컷 정도의 가벼운 정사로 끝나며 그 묘사도 캐릭터도 매우 구리다. 남자 주인공은 매 에피소드마다 현자타임 개그 치는 것 외엔 아무 특징 없는 자위 기구로 활약하고, 여자 주인공은 최대한 자연스럽게 서비스를 넣고 싶다는 욕망이 철저하게 드러난 캐릭터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입체적이긴 커녕 어떤 단면도 엿볼 수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면, 우리는 이 작품이 돈을 받기 때문에 나름대로 좋은 작화를 우리에게 선보일 것이라 기대할 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하는 당신이라면 아직 이 리뷰의 첫머리에 올라와 있는 만화를 보지 못했으리라. 작품의 작화는 심각하다. 여자 주인공의 머리는 45도 이상으로 비틀리는 법이 없고 구도를 다양하게 보여주는 것도 아니요, 그림이 아주 매력적인 것도 아니다. 어디 매장 깊숙한 곳에 자리한 안팔리는 성인 동인지의 전형적인 작화와 구도를 그대로 보여준다.

 

  하지만,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이 돈을 받아먹을 만큼 멋진 장점이 있을거라 믿는 당신에게 스토리에 대해 설명하자면 아무것도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고 해두겠다. 지금껏 나온 수많은 성인 상식 만화 중에서 가장 열등한 스토리 라인을 가졌다고 말할 수 있다. 그 스토리 라인은 든금없이 우주인이 나타나서 성에 대한 지식을 가르치는 학습 만화보다 아래요, 일상을 다룬 수많은 작품들에도 미치지 못하니, 그냥 공간에도 장소에도 제약받지 않는 남녀 둘이 만담을 하다가 사랑을 나누는 단막극에 불구하다.

 

  요지는 이렇다. 좋지 않은 그림으로, 좋지 않은 스토리를 상식과 정사로 덮어 뭉게려 들었지만 꼴리지도 않았다. 굳이 의의를 찾자면 이 작품은 내게 돈을 주고 봐야하는 웹툰의 적정선에 대해 고민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으며, 여기서 말할 수 있는 욕의 적절한 수위를 처음으로 고민하게 만들었다는 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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