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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조회 608회 작성일 24-05-09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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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선택의 순간이 왔다. 우연히 뒤바뀐 가방에서 수천, 수억 원 상당의 현금다발이 튀어나왔다. 정황상 이것은 더러운 돈일 가능성이 거의 100%다. 이렇게 큰 금액을 현금으로, 그것도 수상쩍은 가방에 담아 옮기는 경우라면 뻔하지 않겠는가?

 

이대로 가지고 튀어버릴 수 있다. 그러나 검은돈의 주인, 자연히 더러운 조직의 추적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얌전히 돌려준다 해도 신변의 안전은 보장받을 수 없을 터. 평범한 사람들에게 부지불식간에 이런 상황이 닥친다면 이성적인 생각은커녕 허둥지둥하다 살해당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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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그리고... 여름’에서 돈가방을 우연히 얻게 된 주인들의 대응은 의외로 신속했다. 그들이 8살의 어린 나이였던 덕분인지도 모른다. 세상모르고 뛰어다닐 나이이건만 이 발칙한 꼬마들은 돈이 절실하다. 하루아침에 부모에게 버림받은 소년 ‘재남’ 도, 진로를 두고 부모와 갈등하고 있는 미래의 축구선수 소녀 ‘유미’ 도 그렇다. 둘은 우연한 기회에 마주친 또 한 명의 인물, 이 시대의 잉여청년을 대표하는 듯한 ‘진’ 의 - 비록 진 역시도 얼렁뚱땅 끼어들어 버렸지만 - 도움을 받아 잽싸게 돈을 들고 날라버린다.

 

돈의 주인들이 넋 놓고 있을 리는 없다. 조직의 해결사, 스페셜리스트 ‘춘식’ 과 그의 우직한 동료 ‘강순’ 이 필사적으로 그들의 뒤를 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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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사람들이라면, 분명 목돈이 제 발로 굴러들어온다면야 넙죽 절을 하며 받겠지만, 만약 그 돈으로 인해 일상이 깨지고 신체를 위협받는다면 사절할지도 모른다. 그들에게는 지켜야 할 일상이 이미 존재하기 때문이다. 모험을 해야 할 만큼 절박하지 않고, 또 지켜야 할 것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여기 등장하는 인물들은 그렇지 않다. 재남, 유미, 춘식 모두 절박한 사람들이다. 속되게 표현하자면, 구질구질한 사연이 있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돈은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단순히 내일 먹고 살 밥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니다. 내일을 꿈꾸고 기다릴 희망이 없어서 그렇다. 한순간에 손에 쥘 수 있는 큰 금액은 그들을 희망에 부풀게 한다. 지킬 게 없는 사람들에게 뒷수습이야 어떻든 간에 상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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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웹툰은 장르적으로 전형적인 로드무비의 틀을 유지하지만 서울에서 (소년들이 바다를 보고 싶었다는 이유로)속초에 이르기까지 돈을 들고 도망치는 진 일행도, 그들을 쫓는 춘식도, 심지어 조직에서 파견된 또 다른 ‘해결사’ 도, 장르물에서 흔히 그러는 것처럼 피 한 방울 없는 냉혈한이거나 죄 없는 사람을 해치는 데 망설임이 없는 인간말종들은 아니다.

 

어쩌면 그것은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폭력배들이 총을 들고 설치면 공권력에 의해 박살나기 십상이니 알아서 몸을 사리는 것일 수도, 만화를 보다 쉽게 그리기 위한 작가의 편의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리 나쁘지 않은 사람들이 나쁘지 않은 이유로 출처도 모를 거액을 차지하기 위해 벌이는 짓이니, 오히려 더 현실적인 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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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들이 다소 신사적이라고 해서 필사적이지 않다는 얘기는 아니다. 마지막화 내내 이어지는, 다리 위에서의 마지막 혈투 - 어느 정도는 코믹하게 표현됐지만 - 발로 차고 주먹으로 때리고 팔을 붙잡고 이빨로 물어뜯고 축구공을 사람을 향해 걷어차는 그 싸움은 구질구질한 사람들이 얼마나 필사적이었는지 잘 보여준다.

 

싸움이 끝나고 돈의 주인이 정해졌을 때 한여름의 짧은 로드무비를 찍은 인물들에게는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액수가 충분하다는 가정 아래, 그들이 필요한 만큼 사이좋게 나눠가졌다면 더 큰 변화가 있었을까? 적어도 작가는 그런 편리한 결말을 원하지 않았던 것 같다. 아마 독자들도 그렇다.

 

유감스럽게도 그들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구질구질한 사정이라는 건 그렇게 쉽게 나아지지 않는다. 커다란 행운은 꿈속에서나 찾아온다. 얼핏 비춰진 인물들의 가까운 미래에 그들은 익히 예상할 수 있는 삶을 살고 있다. 주인 없는 돈가방의 흔적은 찾을 수 없다. 나아진 것도 나빠진 것도 없다. 삶이란 대체로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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